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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BY MAYA



벌써 금요일 입니다.
며칠 날씨가 꾸물거리고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맑고 화창한 날씨군요.
이번 주말은 어디론가 떠나기 너무 좋은 날씨가 될 모양이에요.
제가 요 며칠 좀 조용했죠?
비가 많이 내리던 지난 수요일 저녁에 홍대에서 간만에 동창 모임이 있었어요.
미국으로 시집을 갔던 친구 L양이 한국에 다니러 들어와있는데
둘이서 밥이나 먹자 하고 만났던데 급 다른 친구들까지 연락이 되서는
조촐한 동참 모임이 되었었네요.
이녀석들이랑 같이 학교를 다니며 눈흘리고 싸우고 보고 웃고 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여년이 되어가려고 합니다.
이제 우리 나이도 마흔을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에요.
야야 우리 낼모레면 마흔이야 하면서도 그때 누가 누구를 좋아했다는 둥 누구는 어쨌다는 둥
오랫만에 만나서는 아직도 히죽히죽 좋아라 웃고 있군요 ㅎㅎㅎㅎ
어느 시인의 말처럼 못난 것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좋아서 웃는다고
우리들은 못난녀석들이라서 서로 얼굴만 봐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홍대 탐라돈에서...
보통 제가 아무리 고기를 좋아하는 애육인간이라고 해도
갔던 고깃집을 일주일도 안되서 또 가는 경우는 없는데... ㅎㅎㅎ
이 집은 워낙 고기맛이 좋아서 친구들과의 약속을 제가 이집으로 정했네요.
껍데기까지 붙어있는 맛있는 제주도산 오겹살을 놓고 소주 한잔...
이날은 정말 소주 마시자 작정하고 만난 거에요.


불판에 고기 올리고...
자, 인생 뭐 있어?
거국적으로 건배 한번 하자~
그눔의 거국적 건배는 아직도 찾아대네...^^
동창들이 만난거니 사실 고기가 익고 말고
맛있고 맛없고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지만...
실은 이녀석들 만날때라면 신림동 순대시장을 가고 싶었지만 너무 멀어서...

비는 촉촉하게 내리고 고기는 지글지글 구워져가고...
우리들의 지난 이야기들도 쌓여만 가고...


갈매기살과 항정살을 반반씩 섞어서 추가 주문~
말도 많고 고기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시고...


사각사각 씹는 맛이 독특한 항정살...


여자 동창 둘 남자 동창셋 그리고 우리 신랑까지...
울신랑은 퇴근하고 알아서 저녁 먹으라니까 부득불 이자리에 끼어서는
팔자에 없는 형님 노릇하시느라 신나셨다능... ㅎㅎㅎ


일단 저는 독주를 못마시는 편이라서 션하게 맥주 한잔~


이날 낮에 뉴스 검색을 해서 보고 있다가 저도수 소주가 나왔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서
소주를 못마시는 저로서는 어떤 맛일까 상상도 안되서 혹시 있나 물어보니
전혀 팔 계획 없다는 사장님 말씀이 있었어요.
미쿡에서 온 L양, 저도수 소주가 뭐냐고...
웅 우리가 백일주 마실때 겁없이 먹고 죽었던(?) 국민소주 두꺼비는 25도짜리였고
참이슬이 20도 가량, 참이슬 후레쉬가 19.8도, J가 18.5도였는데
이번엔 17도 아래인 소주가 나왔다네...
그 말을 들은 남정네들 일제히 경악~
너는 참 모르는 것도 없구나 라는 반응에 이어 따라나오는 격한 반응은
그게 술이냐~ 버럭~
16쩜 몇도라는 돗수만 들어도 신경질이 난다나...
국민의 건강을 생각한다고 저도수 술을 만든 거라고 하는데술은 취하자고 마시는 거 아냐?
밍숭맹숭 마실 거 같음 왜 소주를 마시냐?
소주를 잘 못마시는 나로서도 이해가 안가...
이때 전직 광고쟁이였던 S군의 냉정한 평가가 있었어요.
아마도 돗수가 낮으면 TV광고를 할 수있으니 만든 모양이구만...
진짜?
이젠 맥주처럼 소주 CF를 본다구?
그건 쫌 아니자나...
안그래도 알음알음으로 고등학생들도 소주를 마시긴 할텐데 광고까지 해서
술 대국이라고 되시게?
만약 진짜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먹는 횟수를 줄이던지
아니면 소주 한잔에 물 한잔이라는 공식을 지켜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소주는 입에 털어넣고 크~ 하는 그 맛에 마시는 게 아니었던가...
어릴때 순대시장에서 몰래 마셔봤던 두꺼비 소주는 너무 독해서 얼른 마시고는
콜라 등으로 뒤를 막아야만 목으로 넘길 수 있던 기억...
비오는 날의 순대시장의 그 퀴퀴한 냄새...
그리고 그때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나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으니 술도 가지가지
한라산 소주도 맛보고 싶다고 하고 누구는 참이술 후레쉬가 좋다고 하고...
남자들은 다들 두꺼비를 그리워하고...
다같이 도수가 약한 소주가 나오는 세상을 한탄하고...^^;;;;
이런 술꾼들 같으니 ㅎㅎㅎ


이날 만난 동창은 다섯명밖에 안되지만 서로 너는 누구 연락되니 나는 누구랑 아직도 연락한다 등등 이야기하다가
나이 40도 안된 우리들...
동창 녀석 중 한명이 폐암으로 투병중인데 병세가 많이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L양은 그 친구 얼굴이 가물가물 하다는데
오지랍 넓고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남 참견 하기 좋아라 하는 저는
그 친구를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또 20대에 몇번의 술자리를 갖은 적도 있거든요.
이미 뇌까지 전이가 되서 가망이 없다고 한다 하네요.
병원을 가봐야겠다 얼굴이라도 봐놔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
그 친구의 병든 얼굴을 보면 왠지 저 자신도 무너질 거 같은게 진짜 만감이 교차를 하더라구요.


한잔해~
술이라는 건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안주를 놓고
즐겁게 잔 부딪히며 캬 하는 맛에 먹는건데
술 도수가 낮아지는만큼 오히려 술 양을 많이 먹어서 더 취하고 더 망가지는거나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동네 슈퍼에는 아직도 두꺼비(물론 돌려따는 마개인 걸로) 파는데
울신랑 가끔 그거 잘 사오거든요...
그럼 제가 소주 한두잔에 매실엑기스나 복분자 엑기스 같은 거 넣어서 칵테일 만들어주곤 해요^^
울신랑은 일반 식당에서도 두꺼비를 팔았음 좋겠다 잔소리...
요즘 술은 그 맛이 아니라나요?

술맛이 변했던 사람이 변했던 간에
아픈 친구가 기적처럼 나아서 어느날은 우리와 함께 술잔을 부딪히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
친구야 기운내래이~ 조만간 보러 갈께~


오늘 사진을 올린 이 고깃집은 바로 얼마전에 제가 블로그에 소개를 올렸었습니다.
홍대 탐라돈 이었구요.
탐라돈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happy-maya.com/416 


갑자기 제 글 보고 소주 한잔 생각나지 않으세요?
이번 주말엔 오래 잊고 살았던 친구에게 연락을 해서 맛있는 안주와 함께 소주 한잔 하시면 어떨까요?
단, 맛없는 저도수 소주는 비추 입니다 ㅎㅎㅎ
이럴땐 진짜 소주, 두꺼비 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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