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밤 되고 계신가요?
오늘이 신랑 휴가 마지막 날이었어서 늘어지게 늦잠 자고
신랑 당구장 보내놓고 낮에 업뎃 하나 하고
저녁때는 대한극장에 가서 해운대 보고 왔어요.
보자... 이거 전에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뭐더라... ㅡㅡ;;;;
어쨌든 저 극장 되게 안가는 비문화시민인데 이번 휴가동안 신랑은 너무 재미없었을거 같아서^^
(사실 처가식구들이랑 보낸 휴가가 신랑한테는 좀 불편했을수도 있잖아요...
말은 절대 아니라고 재미있었다고 하지만요...^^;)
그래서 간만에 영화보러 나갔습니다.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ㅎㅎㅎ
근데 극장가서 영화를 보는 건 좋은데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그렇고
극장까지 가기가 참 귀찮다는...
암튼 해운대 보다가 옥의 티도 찾고 ㅎㅎㅎ
다른 분들의 옥의 티는 이민기의 시계라던가...
(풀어주고 바다로 떨어지는데 손목에 다시 있더라나... 눈도 좋아라...^^;)
제가 찾은 건 편집상의 옥의 티 같네요.
확실하진 않은데 설경구가 하지원에게 청혼하고 히죽이는 하지원...
친구인 오동춘(김인권 역)에게 자랑하는 장면이었나...
처음에 보면 동춘이 창쪽을 오른쪽에 두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하지원이 곁에 앉아서 이야기 하는 장면은 창이 왼쪽...
그러다 다시 오른쪽...^^;;;;;;
뭐 아님 말구...^^;
자, 이제부터 본격적 마야의 주저리 주저리 들어갑니다~
기본적으로 사랑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달까...
그런데 딸이 아빠 얼굴도 몰라서 엄마 아는 교수님이라고 말해도 웅 할 정도로
자식에게 무관심했던 아버지인 박중훈...
자식의 위험 앞에서 자기의 할일인 재해대책본부쯤 되는 사무실을 박차고 나갈 정도로
자식에 대한 사랑에 넘치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데 반해서
이 드라마의 다 큰 자식들은 아무도 재난 앞에서 부모는 찾지 않네요.
(이래서 자식은 낳아봐야 크면 다 소용없어...^^;;;;)
그냥 막연하게 추측해보기로는 인간이란 너무나 큰 고난이나 재난 앞에서는
일단 자기 눈앞의 존재를 더 의식하고 챙기기 마련인지라...
이 와중에 울엄마는 어떻게 되셨나 피하셨나 걱정은 안드는 게 더 정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20대 초반 즈음에 친구네집에 도둑이 들었었는데 도둑이야 하고 외치는 친구언니의 소리에
자다가 깬 아부지가 뛰쳐나가려고 하자 엄마가 얼른 붙들었다고 해요.
어설픈 도둑이었어서 다행히 후다닥 뛰쳐나가는 걸로 끝났지만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엄마는 딸이 둘이나 있는데 아부지 걱정에 딸은 죽어도 되는거냐 투덜댔었어요.
근데 저는 왠지 엄마가 이해가 가더라는...
아빠를 더 사랑하고 딸을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냥 거의 본능적인 행동 아니었을까...
특수 효과도 기대 이상이었고 대부분의 보신 분들이 지적하신대로 박중훈의 연기력이 다소 거슬렸지만
박중훈이야 늘 그 느낌의 스타일로 연기를 하는 배우이니 박중훈 스타일이랄까...
걍 다른 배우가 그 역을 했으면 좀 더 눈물 빼게 절절하게 잘하지 않았을까 싶긴 했어요.
다른 배우 누구? 음....
워낙 연기력 좋은 설경구랑 같이 나오니 상대적으로 더 대선배인 박중훈표 연기가 좀 거슬리긴 하더만요.
이 무시무시한 바다와 파도를 보면서 내내 느낀건 역시 여름에는 물조심 해야 한다는 거...^^;
저런 상황이 진짜로 오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겠지만 정말 저러면 어쩌나 조마조마 무서웠어요.
사실 이런 재난에 제일 두려운 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일이죠.
물론 내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더 두렵겠지만요.
전에 미국 드라마 한편에서 부인을 9.11 테러로 잃은 남자가 인질극 벌이는 에피소드가 나오는 게 있었는데
그 남자는 돈을 요구했던 게 아니라 부인을 잃은 슬픔을 극복할 수 없었던 거였거든요.
거기서 다른 인질들 다 내보내고 형사 반장이랑 일대일로 남아 이야기 하는 장면이 있는데
부인과 이혼은 안했지만 서먹해져서 별거중이라는 반장에게 그 남자가 정말 애 끓게 말하는 게...
부인이 죽던 날 아침...
너무나 평온하고 여느날과 다름이 없어서 사랑한다는 말도 안하고 헤어진게 마지막이었다는 거...
당신은 그렇게도 소중한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는데 서먹해졌다고 그 사람을 잃으려고 한다면서...
그게 참 가슴에 와 닿았어요.
누군가와 헤어지는 바로 그 순간...
잘 다녀와 하고 손 흔드는 그 순간...
혹은 사소한 오해로 화를 내고 나중에 연락하자며 돌아서는 그 순간...
내일 보자며 웃음으로 인사하고 헤어지는 바로 그 순간이 그사람과의 마지막 순간일수도 있다는 거...
그 마지막 순간이 언제 올지 아무도 알수 없으니 언제든, 누구든 헤어질때는 다시는 이사람을 못볼수도 있다는 거 기억하고
매 순간을 마지막처럼 사랑한다고 말하고 진심으로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살면서 매 순간 순간 그런 생각을 하고 살수는 없지만
만약 사랑하는 사람과 다투고 화가 나서 돌아섰다면...
그게 그사람과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뭐를 용서 못하겠어요?
만약 이 글을 읽는 분 중 사랑하는 사람과 다툰 분이 있다면 먼저 화해의 손 내미시고 얼른 만나자 하세요.
어쩌면 평생을 가슴 저미며 후회를 하며 살아가게 될수도 있을 일 입니다.
근데 만약 살다가 어떤 사고를 당해서 죽기 직전에 한통의 전화를 할 수 있다면
누구에게 전화를 하시겠어요?
저는 왜 자꾸만 엄마한테 해야 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까요?
(늙어서 이렇게 효녀 될거였으면 진작에 속 덜 썩일걸... ㅡㅡ;)
아놔... 전화 두통은 안되겠니? ㅡㅡ;
울신랑한테도 전화해야 하자나.... ㅎㅎㅎ
또 하나... 영화랑 전혀 상관없는데 죽어서 뭍힌다면 남편옆에 뭍히는 게 당연하겠죠?
남편은 자기 부모님 옆에 뭍힐거구요.
전에 이 이야기를 남편이랑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신랑에게 당신은 죽으면 당신 부모님 곁에 뭍히고 싶지? 하니까
당연하지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당연하게 나도 내 부모님 곁에 뭍히고 싶거덩? 이라고 했더니 울신랑 잠시 고민을 좀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일어나지 않은 일은 미리 고민하지 말라나요 ㅎㅎㅎ
살아서 같이 살았으니까 죽어서는 각자 자기 부모님 곁에 뭍히면 안되는걸까?
하긴 이 고민도 쓸데가 없는게 요즘엔 뭍힐 땅도 없거니와 내가 죽고 난 후에 어디에 뭍은들 제가 무슨 상관이겠어요?^^;
죽고나면 영혼은 뭍은 곳이랑은 상관없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게 될텐데...
그나저나 결혼을 아직 안하고 연애중인 동생은 이민기의 마지막씬에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다는데
저는 늙어서 그런가 그 장면은 약간 시큰하고 말더라구요.
역시 감성이 시들어가고 있는거야... ㅠ.ㅠ
예전 같았으면 진짜 엉엉 울었을텐데 그 장면 보면서 자꾸만 가디언의 캐빈 코스트너 생각이 나는게...^^;;;;
영화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아직 절찬리에 상영중이니 ㅎㅎㅎ
스포일러가 될까봐 참습니다.
시간 되시면 해운대 보러 가보세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봤습니다^^
전 이제 자러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마야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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