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전 어제 저녁에 신랑이랑 친정엄마랑 미국에서 오신 이모님이랑
오장동 가서 냉면 먹고 대한극장 가서 맘마미아 봤어요.
다들 엄마랑 보면 좋을 영화라 해서 엄마랑 보려고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못봤었거든요.
날짜가 너무 지나서 이젠 극장에서는 끝났겠구나 싶었는데
냉면 먹고 차마실까 하고 대한극장으로 가다가 보니 아직 포스터가 걸려있었는데
마침 마지막 상영이 30분 가량 남은 페펙트 타이밍인지라...
엄마, 이모, 나, 울신랑 줄줄이 네명이 같이 봤네요.
그리고... 다같이 울었어요.
여자들은 그렇다치고 울신랑은 왜 우냐... 딸인거냐... ㅡㅡ;;;;;;
정말 좋았답니다...^^
이 글 보시는 분 중 혹시 맘마미아 안보신 여자분들, 특히 결혼할 사람이 있는 분들...
꼭 엄마랑 손잡고 이거 보러 가세요.
결혼 앞두고는 엄마랑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주 새록새록 사랑이 솟으실 겁니다.
오늘은 비밀다이어리를 연재하는 월요일 입니다.
벌써 서른네번째 네요.
오늘 소개를 할 곳은 전에도 다녀와서 소개를 해드린 적이 있는,
압구정동, 정확히는 잠원 고수부지 내에 있는 수상 레스토랑 오엔 입니다.
여름에만 운영하는 바베큐 뷔페를 간 적도 있고 지난 엄마 생신때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신랑이랑 부모님이랑 넷이서 다녀온 적도 있어요.
이 오엔엘 미국에서 오신 이모님이랑 다녀왔어요.
친 이모가 아니라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분이세요.
제가 미국에서 2년 가량 지낼때 이모님과 함께 살았기도 했고
또 어릴때 저를 너무 예뻐하셨어서 양녀로 달라고 엄마를 조르기도 했던,
저한테는 또 하나의 엄마 같은 분이시랍니다.
제가 예닐곱살때쯤 이모가 미국으로 이민가시면서 인사를 하러 왔던 날이
아직도 얼핏 기억이 나요.
그때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찌나 멀고도 먼 나라였던지 한번 가면 평생 다시 볼수 있을까 했던지라
이모가 얼마나 나를 안고 울던지...
너무 울어서 코피까지 나서는 하얀 블라우스가 빨갛게 피로 물들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랑...
이모가 인사를 한다고 해서 엄마손에 이끌려 허둥지둥 가는 길에 하필이면 압정을 밟았는데
이모가 너무 울어서 말은 못하고 신발을 뚫고 살짝 발바닥을 찌르는 압정 때문에
계속 신경쓰여서 발을 꼼지락 거린 기억이 나요.
이모는 아마 이모가 떠나는 게 섭해서 제가 뚱했다 생각을 하셨겠죠.
사실 압정만 아니었으면 워낙 친했어서 아마 저도 펑펑 울며 가지말라 떼를 썼을지도 모르겠어요.
너무나 친했기 때문에 다른 이모들(다른 엄마친구들)은 이름을 붙여서 XX이모라고 불렀지만
이분만큼은 쪼만엄마 라고 불렀거든요.
작은엄마 라는 뜻이에요 ㅎㅎㅎ (키가 작아서? 으흐흐)
그런 이모가 한국에 잠시 다니러 나오셨는데 어디 가고 싶은데 없으시냐 했더니
미국에서 제 블로그를 이따금 보시는데 엄마 생일날 다녀온 걸 봤다면서 오엔을 가보고 싶으시대요.
그럼 가야죠? ^^
자, 보실까요?
압구정동 잠원 고수부지에 있는 수상 레스토랑 오엔 리버 스테이션
여기는 2층의 레스토랑 이에요.
2층은 왼쪽의 레스토랑과 오른쪽의 와인바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이날은 오른쪽의 와인바쪽에서 스친소 라는 TV프로그램 녹화중이더라구요.
울이모, 이휘재 봤다며 아주 좋아라 하시더라는 ㅎㅎㅎ
약간 어둑한 분위기이고 이렇게 창가로 한강이 보여요.
모두다 창가 자리는 아닌지라 저녁 시간에 가시려면 미리 예약을 하시면 좋을듯 하네요.
기본 셋팅
특별한 분을 모시고 간만큼 좀 힘줘서 코스 요리를 주문했어요.
구성이 제법 괜찮더라구요.
스테이크가 나오는 디너코스인 ON CRUISE SET B로 주문을 했지요.
제일 싼 것도 아니고 제일 비싼 것도 아닌 무난한 중간...^^;;;;
오엔 크루즈 셋트 B 가격 1인당 70,000원
(세금 별도)
레몬 발사믹 드레싱을 곁들인 관자살과 아보카도
오늘의 스프
로메인 시저 샐러드
참숯불로 구운 안심 혹은 꽃등심 스테이크
아몬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커피 혹은 티
식전 빵
따끈한 롤인데 오징어먹물빵이랑 일반 롤인듯 해요.
발사믹식초랑 올리브오일이 같이 나오구요.
메뉴에 보면 제공되는 빵이 유기농밀로 만든거라고 써있어요.
이모랑 저는 배부를까봐 오징어먹물빵만 하나씩....
이모 왈, 야, 배부르면 안되지만 이건 몸에 좋을 거 같으니 이거만 먹자... ㅎㅎㅎ
레몬 발사믹 드레싱을 곁들인 과자살과 아보카도
신선하고 부드러운 관자살 아래에 아보카도가 깔려 있구요.
샐러드용 베이비 야채가 올려져 있어요.
드레싱도 맛있고 관자살도 도톰하니 좋네요.
다만 간이 살짝 약하지 싶어요.
관자를 먹을때 좀 심심한 맛이 났는데 관자를 버터 프라이 해서 올렸으면 어떨까 싶기도 하구요.
신선해서 좋긴 했어요.
오늘의 스프
오늘은 아스파라거스 스프인 모양이더라구요.
세로컷을 찍기도 전에 이모가 후딱 후추를 뿌려주신 ㅎㅎㅎ
울엄마는 이제 저한테 단련이 되서 이제 드세요 소리 할때까지는 꼼짝없이 기다리신다는 ㅋㅋㅋ
스프가 아주 맛있어요.
부드럽고 따끈하구요.
버터향이 진하지 않고 담백해서 더욱 좋았어요.
이모가 스프를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 하시네요.
로메인 시저 샐러드
깔끔하게 딱 먹을 양으로 준비되서 나오는 샐러드 입니다.
크루통도 올라가 있구요.
다만 이것도 살짝 간이 약한듯...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좀 진하고 소스가 많은 걸 좋아하기는 해요.
그렇게 먹으면 살찌는데 지름길인 거 뻔히 알면서 말이죠...^^
파마잔 치즈를 가루가 아니라 슬라이스한 조각으로 올려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삼...^^;
안심 스테이크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파프리카, 감자가 같이 나와요.
모든 소고기는 호주산 블랙 엥거스를 쓴다는군요.
이모 드실걸로 안심을 시켜드렸고 웰던으로 구워달라 했어요.
소스맛이 참 좋네요.
고기 숙성도 잘 되었고 도톰해서 좋아요.
요건 제가 먹은 등심 스테이크
저는 질보다 양 ㅋㅋㅋ
등심이 과연 큼직해요.
꽃등심이라더니 기름기가 골고루 들었는지 질기지 않아서 좋았어요.
고기도 고기지만 이집 소스가 참 마음에 들어요.
저 소스로 함박이나 오물렛 먹으면 너무 맛있겠어요...^^
두툼한 안심 조각...
이모가 얼른 잘라서 주신...
등심이랑 안심을 둘다 먹어보니 역시 안심이 더 연하긴 해요...^^
아몬드 케이크와 수제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부드럽고 촉촉한 스타일이 아니라 약간 딱딱한 스타일인데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먹으니 굿~
아이스크림 진짜 맛있어요.
디저트로 커피...
한강의 밤이 깊어갑니다...
이거 먹으면서 이모랑 오랫만에 둘이서 오붓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이날 울신랑은 친정 가서 울엄마랑 밥 먹으면서 이모랑 저랑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죠.
둘이서 데이트 하라고 일부러 엄마랑 신랑이 비켜준거에요 ㅎㅎㅎ
미국에서 같이 살때 이모랑 가끔 일 끝나고 나면 영화도 보고
식당 가서 둘이서 맛있는 거 사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밥 다 먹고 차 다 마시고 나니 더 이상 할일도 없는데 할 이야기는 엄청 많이 남았어요.
엄마랑 신랑이 기다리던 말던 1층의 바로 자리를 옮겨서 더 수다를 떨어봅니다.
지난번에 엄마 생신때 1층의 바에서 칵테일 한잔씩 하자 했을때 엄마가 펄떡 뛰는 바람에 못가본...
이번 기회에 가봅니다.
이모도 마찬가지로 펄떡 뛰시지만 이런 기회 아니면 언제 가보겠냐 막 꼬셔서요 ㅎㅎㅎ
1층은 식사보다는 칵테일이나 간단한 술을 드실 자리인지라 2층보다 더 어두워요.
영업도 저녁 7시에 시작해서 새벽5시까지 하구요.
창밖으로 한강과 한남대교가 보이네요.
1층은 창밖으로 바로 옆으로 한강물이 넘실대는 게 보이는데
밤이라서 물이 컴컴한게 살짝 무섭기도 해요.
맞은편으로 남산 타워도 보이고...
저기 어디쯤 저희 친정집도 있어요.
물론 강이 바라다보이는 고급 주택가가 아닌지라 직접 보이는 건 아니지만요 ㅎㅎㅎ
이모가 주문한 피나 콜라다와 제가 주문한 스트로베리 숏트 케이크
둘다 맛있지만 특히나 스트로베리 숏트 케이크는 달콤한 딸기 맛이 나는게 정말 맛있네요.
그닥 술이 마시고 싶지는 않았던지라 둘다 알콜 없는걸로 달라 했어요.
가격은 화장살 다녀오니 이모가 후딱 계산을 하신지라 모르겠는데
한잔에 만원이 살짝 넘었던 걸로 기억해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아주 행복하고 좋은 저녁이었답니다.
데이트 코스로 좋은 레스토랑 중 이만한 야경을 가진 곳이 또 있을까 싶어요...^^
상호 오엔 리버 스테이션 or 온 리버스테이션
위치 는 한강고수부지 잠원지구 내에 있어요.
수상레스토랑이 두개이니 잘 보세요.
전화번호 02-3442-1540
밤이라서일까 한강이 눈앞에서 넘실거려서일까...
이모랑 오랫만에 둘이서 참 많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요즘 사는 이야기, 미래 이야기, 걱정거리들...
심지어는 최진실의 아이들과 조성민 이야기까지 ㅎㅎㅎ
(이모가 이 문제에 아주 관심이 많으시더군요...^^;;;;)
이모랑 엄마는 동갑이시니 저랑 24살 차이가 납니다.
지금의 제 나이 때에 엄마는 열두살난 저를 키우고 계셨고 이모는 미국에서 자리를 잡느라
밤낮으로 일하고 계셨었죠.
두분의 그때를 생각하면 저는 이분들의 노력과 힘으로 지금 공짜로 살고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이렇게 좋은 곳을 모시고 가서 이야기를 나눌때마다 느끼는건데
다만 나이가 들 뿐 우리 어머님들의 마음은 아직도 소녀랍니다.
세상살이에 찌들어서 퉁명스러워지고 때로는 천박해지고 때로는 몰염치의 상징인
아줌마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 저 안쪽에는 열여덟살 소녀가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기회를 만나면 그 소녀가 살며시 나오는 거 아닌가 싶어요.
저도 서른일곱이나 됐으면서도 아직도 황부인의 꼬마신랑 현중군이 이쁘고
비를 보면서 침 흘리고 가슴 두근거리고 정우성이 좋고
아직도 꿈결같은 사랑이 그립고 막 그렇거든요.
제가 나이가 환갑이 지난다고 이런 감정들이 사라질거 같지 않은데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엄마는 그런거 몰라 엄마는 이제 그런 거 안해 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때로 여러분의 소중한 여자지인들과, 특히나 나이 드신 분들....
엄마, 시어머님, 소중한 이모님들과 이런 데이트 한번 해보세요.
오래오래 가슴 따뜻하게 기억에 남을 거에요.
행복한 한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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