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주말 보내셨나요?
전 신랑이랑 같이 신랑회사에 갔었더랬어요.
시아버님이 복분자를 직접 키우셔서 이즈음이면 복분자 엑기스를 만들곤 하시는데
주위의 아는 분들이 구해달라 하신 분들이 꽤 계셨어서 한꺼번에 받아서 택배를 보내느라
신랑네 회사에 가서 포장해서 택배 보낼 준비를 하느라 간만에 충무로에 나갔었죠.
점심 먹고 좀 쉬었다가 나가서 두어시간 일을 하고 보니 출출하더라구요.
마침 비밀다이어리 업뎃을 해야 하기도 하고 해서
이번엔 간만에 마음 먹고 취재라는 명분(?)하에 충무로 진고개엘 갔었답니다^^
충무로의 원래의 지명이 진고개 였다고 해요.
일제시대때 일본에 의해 강제적으로 혼마찌 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했지만
원래는 남산골의 일부로 비만 내리면 길이 질어서 걸을수가 없다 해서 진고개라 불리웠답니다.
일제시대에는 한국상인들 중심의 종로통, 그리고 진고개와 남대문에 이르는 일본인 상가,
소곡동 일대의 청인(중국인) 상가가 도심의 중심을 이루었다죠.
중구라는 지명도 일본인들이 점점 세를 확장하면서 자기들이 사는 곳이 서울의 중심이다 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이후 광복후에 일본식 이름을 우리나라식으로 바꾸면서 일본인들이 많이 살던 곳이라서
특별히 우리나라의 영웅인 충무공 이순신의 이름을 따서 충무로가 되었다 합니다.
(이 내용은 검색을 통해 네이버 블로거 머거주기님의 진고개 라는 글 에서 배웠습니다.
좋은 지식 감사합니다...^^)
이렇게 사연도 많은 이름 진고개...
그 이름을 딴 유명한 식당이 바로 그 옛 진고개인 충무로에 자리를 잡고 있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있던 곳인데 오늘가서야 알았는데 1963년에 시작을 했다하는군요.
제가 아주 어릴때 부모님이 명동에서 양장점을 하셨던 관계로 진고개는 참 가까운 곳이었어요.
그때는 지금은 없어진 스카라 극장도 있었죠.
어쩌다가 아주 힘주는 외식을 하게 되는 날은 부모님과 남동생, 저 네식구가 진고개엘 가곤 했는데
노란 양은인지 구리인지로 만든 불고기판에 올려져 나오는 불고기가
그때는 어찌나 럭셔리하고 근사한 외식 메뉴였던지...
불고기를 먹을때면 저는 불고기 국물에 밥을 말아먹었고 남동생은 부득부득 물냉면을 먹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저는 그때 좋은 고기 냅두고 물냉면 뭔 맛에 먹나 했었더랬답니다 ㅋㅋㅋ
(그때부터 고기 매니아 ㅋㅋㅋ)
그런 진고개의 불고기가 고기반찬이 워낙 흔해지고 불고기쯤이야 집에서도 쉽게 해먹을 수 있게 되면서
더이상은 찾지 않게 되어버렸는데요.
왜 어릴적에 먹었던 맛있던 음식은 날이 갈수록 기억 속에서 점점 자라서는
지상 최고의 맛으로 기억이 되곤 하잖아요.
그러고보니 날짜도 잊을수 없는 2004년 8월4일에 진고개엘 갔었어요.
충무로에서 친구 만나서 진고개엘 몇년만에 가서 불고기로 저녁을 먹고
블로그 이웃이신 침묵님이 운영하시던 버디버디 라는 맥주집엘 가서
거기서 울신랑을 처음 만났거든요....^^
그집의 단골이던 울신랑이 친구랑 저랑 가니 그날도 어김없이 들어왔는데
이미 블로그를 통해서 사진을 많이 봤던터라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졌더랬답니다.
각설하고... ㅎㅎㅎ
그래서 이차저차해서 결혼하고 시간이 지나고 그때가 마지막으로 진고개를 간거였으니
그때도 진짜 십여년만에 진고개를 간거지만 오늘 간건 그 마지막을 기준으로 생각해도 4년만이로군요...^^
예전과 다름없는 불고기 냉면 진고개 간판...
진고개는 충무로와 동대문 두곳만이 진짜랍니다^^
가게 전면
어찌나 촌스러우면서 강한 포스를 풍기는 외관인지...^^
어릴때 간 건 하도 오래전이라서 1층에서 먹었는지 2층이었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로는 간적이 없고 2004년에 간거였거든요.
내부도 80년도에도 있었을까 싶은 인테리어...^^
하도 오래된 가게라 약간 퀴퀴한 냄새도 나고 그래요.
그래서 더 정겹다면 우스운 이야기일까요?
진고개 SINCE 1963
후와... 저보다도 거의 열살이나 더 나이가 많군요...^^
마흔을 앞두고 있어요.
진고개는 메뉴가 거의 다 유명한데
불고기, 곱창전골, 어복쟁반 그리고 매콤한 게장이 아주 유명하지요.
저는 어릴적 추억의 음식인 불고기를 주문했답니다.
기본찬
메뉴판에는 반찬도 따로 가격이 다 나와 있어요.
먹고 더 달라고 하면 돈을 더 받는건지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희 부부 둘이서 먹기엔 이정도 양이면 딱 좋아서 더 주문 안했거든요.
쌈거리 채소
요거는 고추 하나 빼고는 손도 안댔어요.
비싼 한우 불고기를 쌈싸먹기엔 느무 아깝고 양이 적어서 ㅎㅎㅎ
보쌈김치
고기류나 전골류를 주문하면 나오는 기본반찬에
보쌈김치가 한포기가 나와요.
처음엔 동그랗게 말려서 나오는데 일하는 분이 샤샥 가위로 잘라서 해체 해주십니다.
보쌈김치 맛은 그냥 그래요.
요건 솔직히 친정엄마가 워낙 잘 담그시는지라...^^
진고개 보쌈김치는 좀 슴슴한 편인데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찾는 집이니
오히려 그런 손님들이나 요즘 매운 거 잘 못먹는 젊은 사람들에겐 좋겠어요.
굴이나 낙지가 없는게 아쉽지만(울엄마는 꼭 넣어서 만드는뎅...^^;)
먹다보니 무인줄 알았는데 생선살인듯 싶은 게 씹히기도 하대요.
샐러드
사과와 밤, 오이, 메추리알을 넣고 만든 샐러드...
생밤이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좋더라구요.
담에 샐러드 만들때 저도 생밤을 넣어봐야겠어요.
도토리묵
이것도 쏘쏘~
무생채
냉면이 유명한 집답게 무채가 새콤하니 맛있는데 느무 쪼금 주신다... ㅡㅡ;;;;
접시에 틱 던져놓은듯한 비쥬얼은 좀... ㅡㅡ
물김치
요거 맛있습니다.
국물이 정말 시원하고 칼칼해요.
뭔가 특이한 뒷맛이 나는데 많이 맛본건데 뭔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맛있습니다.
소면 말아먹고 싶을 정도에요^^
쌈장
큼직하게 썰은 마늘과 고추가 아삭아삭 씹히는 쌈장인데요.
생마늘이 씹히는데 맵지 않아요.
중국산 안쓰고 국산을 쓰는 모양입니다.
많이 짜지도 않고 맛있어요^^
불고기 200g 가격 15,000원
사진은 2인분
한우를 쓴다 하구요.
불고기와 육회는 한우를 쓰고 갈비등은 국내산 육우를 쓴다고 써있네요.
양념이 제대로 잘 배어든, 보기에도 맛있어 보이는 추억의 불고기 입니다.
아마도 어릴적 기억의 노란 불고기판은 양은이었나봐요.
그래서 저 검정판으로 바뀌었을까요?
그런데 왜 자꾸 그 노란, 구멍이 숭숭난 불고기판이 그리울까요?^^
테두리에 불고기 육수를 붓고 지글지글...
일하는 분이 오셔서 가위로 적당히 잘라서 해체를 해주시고 가면
익는 족족 국물에 적셔가며 먹으면 됩니다.
약간 새콤한 소스를 같이 주는데 찍어먹으면 달달한 맛이 그만...
아주 입에서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요.
불고기 양념의 뒤끝에서 약간 새큰한 맛도 나는게 매실엑기스를 넣지 않았나 싶네요.
어쨌든 고기 자체의 질도 좋은 거 같지만 적당히 달고 맛있는 양념맛이
불고기의 정석처럼 느껴집니다.
공기밥 가격 1,000원
공기밥이 어디는 이천원이냐 하시겠지만 ㅎㅎㅎ
어쨌든 이집 밥 인심 하나는 좋습니다.
보기엔 그리 커보이지 않는데 공기가 꽤 커요.
뚜껑 딱 닫아서 가져와서 뚜껑을 열어주고 가는데 밥이 꽉 차 있네요.
밥이 너무 많아서 신랑한테 두 숫갈 덜어줬습니다.
밥을 주문하면 갈비탕 국물 인듯 싶은 국물을 한대접 같이 줍니다.
울신랑은 불고기 먹느라 아에 옆으로 밀어놓고 안먹던데 저는 싹 다 먹었죠...^^
이거 먹어보니 갈비탕이 급 땡깁니다...^^
아 사진 흔들렸당...
불고기를 국물과 함께 밥에 슥슥 비벼서 한입~
아 좋다...^^
냉면 사리 가격 3,000원
사리는 냉면이랑 당면 중 선택인데 저는 냉면으로 선택했어요.
당면보다 냉면이 더 쫄깃하다는데 불고기 국물에 흐물흐물 녹아서 쫄깃한건 잘 모르겠네요.
접시에 냉면사리 덜고 남은 국물도 더 덜어서...
냉면사리를 넣어서는 솔직히 면 맛이 좀 슴슴해요.
국물을 좀 떠서 더 부어주니 훨씬 낫더만요.
아니면 그냥 국물에 밥 비벼 먹는 게 나은건지도...
사실 물냉면을 먹을까 불고기 일인분을 더 먹을까 하다가
싸게 가자 하고 사리 추가한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냉면이나 불고기 일인분 더 먹을걸 그랬어요.
먹을때는 고기가 달달해서 일인분 더 먹으면 분명 느끼할거야 싶었는데
지금 이 사진을 올리고 있자니 더 먹을걸 후회가 되요 ㅎㅎㅎ
다 먹고 나니 커피나 생강차를 후식으로 준다는군요.
요건 인스턴트인듯 싶은 생강차 입니다.
사진만 찍고 생강차는 신랑 주고 제가 커피 마셔서 맛은 몰라요...^^;;;;;
진고개는 맛도 맛이지만 추억으로 먹는 식당이 아닐까 싶어요.
요거 먹으면서 기억속의 그맛인가 생각을 해보려고 했지만
너무나 어릴적 일이라서 도무지 맛은 생각이 안나고
엄마랑 아빠랑 동생이랑 즐거웠던 기억만 나네요.
진고개는 제게 행복이고 즐거움이었던 식당입니다...
상호 진고개
위치 는 충무로역 6번 출구에서 명보극장 사거리쪽으로 직진,
작은 사거리 지나서 오른쪽에 있습니다.
전화번호 02-2267-0955
단품으로 식사류는 7천원 가량이고 갈비탕이나 육개장도 맛있다고 하네요.
회와 초밥등 일식부도 따로 있습니다.
오래된 식당이고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서 그런지
일하는 분들이 사근한 맛은 없습니다만
다른 후기들처럼 지나치게 불만족할 수준도 아니더군요.
일하는 분들은 대부분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고 개량 한복을 입으셨는데
다같이 적당히 무관심하고 적당히 대우해주는듯 싶어요.
아주 친절하고 사근한 느낌은 아니지만 가게가 오래된 느낌처럼 일하는 분들도 오래된 느낌입니다.
지나친 기대를 안하시면 만족할만 해요...^^
신랑이랑 둘이서 막 열심히 먹고 있는데 친정엄마한테 저녁 먹으러 오라고 전화가 왔어요.
일 때문에 나와서 저녁 대충 먹고 있다고 하고는
차마 진고개에서 둘이서만 먹는다는 말은 못하고... ㅡㅡ;;;;)
얼른 먹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 한통 사서
친정에 들려서 수다 좀 떨다가 집으로 돌아왔다죠.
엄마 미안해...
다음에 엄마랑 아빠랑 모시고 갈께요...^^
여러분의 기억속의 식당은 어디인가요?
좋은 한주 보내세요~
이 글은 비밀닷컴(www.bemeal.com)의
'비밀 다이어리-마야의 놀이터'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